우리말 표현들을 보면 한 가지 뜻만 있는 것도 있지만, 여러 가지 뜻이 있는 것도 많이 있는데, 이와 같이 두 가지 이상의 뜻을 가진 단어를 ‘다의어(多義語)’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다리’는 원래 ‘사람이나 짐승의 몸통 아래에 붙어서 몸을 받치며 서거나 걷거나 뛰게 하는 부분’을 가리키지만, ‘책상 다리’라든가 ‘지겟다리’처럼 ‘물건의 하체 부분’을 가리키기도 하는데, 바로 이런 단어를 ‘다의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우리말 동사에 ‘빼다’라는 것이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빼다’는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을 밖으로 나오게 한다는 뜻과 전체에서 일부를 제거하거나 덜어 낸다는 뜻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점잔을 빼다’나 ‘얌전을 빼다’ 같은 표현에 나오는 ‘빼다’는 어떤 뜻을 가지고 있을까요?
이것은 마음으로는 그렇지 않지만 일부러 그렇게 행동하거나 태도를 꾸미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점잔을 빼다’는 마음으로는 그렇지 않으나 점잔을 부리는 행동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노래를 안 부르려고 계속 뺀다.’와 같이 말할 때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두렵거나 싫어서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또 다른 뜻이 있습니다.
오늘은 두 개 이상의 의미를 가진 표현인 ‘다의어’ 중에서 ‘빼다’라는 동사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