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다음의 대화 내용을 잘 들으시기 바랍니다.
“오늘 날씨가 왜 이럴까? 확실하게 해가 나든지 비가 오든지 하면 좋겠어.”
“그러게 말이야. 날씨도 꿀꿀하고 기분도 별로 안 좋은데 뭐 신 나는 일 좀 없을까?”
하늘이 잔뜩 흐려 있고 안개도 좀 낀 날에는 정신이 안 드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지요. 날씨에 따라서 기분이 좌우되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것 같은데요, 앞서 들으신 대화에서 ‘날씨가 꿀꿀하다’란 표현이 무슨 뜻인지 아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일반적으로 뭔가 산뜻하지 않고 좋지 않다는 뜻으로 ‘꿀꿀하다’란 표현을 써서 ‘날씨가 꿀꿀하다’ 또는 ‘기분이 꿀꿀하다’와 같이 말하는 분들이 종종 있으신데요, ‘꿀꿀하다’란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돼지가 소리를 내다’란 뜻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앞서 들으신 상황에서 말하는 ‘꿀꿀하다’는 표준어가 아니라는 뜻이겠지요. 또 간혹 ‘꾸리꾸리하다’ 같은 표현도 들을 수 있는데 이것 역시 표준어가 아닙니다.
반면에 ‘꿀꿀하다’와 발음이 비슷한 표현으로 ‘끌끌하다’가 있습니다. 이것은 ‘마음이 맑고 바르고 깨끗하다’는 뜻을 가진 우리 고유의 표현인데요, 이 말은 ‘그의 풍모는 끌끌하고 점잖았다.’와 같이 쓸 수 있다는 것도 참고로 알아 두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