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미스러운 일로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경우에 ‘구설수에 오르다’라고 표현하는 것을 종종 들을 수 있는데요, 원래 이 ‘구설수’라는 말이 무엇인지 알고 계신지요.
먼저 ‘구설수’의 앞부분에 있는 ‘구설(口舌)’은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이라는 뜻으로, ‘구설에 오르다, 구설에 휘말리다’ 또는 ‘구설을 듣다’와 같이 쓰게 됩니다. 그리고 그 뒤에 붙은 ‘수(數)’라는 말은 ‘운수(運數)’를 뜻하는 말이지요.
그래서 ‘구설수(口舌數)’라고 하면 남과 시비하거나 ‘남에게서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구설수에 오르다’와 같이 표현하면 남에게서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에 오른다는 뜻이 돼서 자연스러운 표현이 못됩니다. 이것은 보통 ‘구설수가 있다/없다, 구설수가 들다’ 또는 ‘구설수에 휘말리다’와 같이 쓰는 것이 적절합니다.
‘구설에 오르다’와 ‘구설수에 오르다’를 모두 용례로 올려놓은 사전도 있던데요, ‘구설’과 ‘구설수’는 분명히 다른 표현들이므로 정확하게 구별해서 쓰는 것이 바람직하겠지요.
참고로 ‘자신들의 상품을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도록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판매를 늘리려는 마케팅 기법’을 흔히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구설홍보’라는 우리말로 다듬어서 쓸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