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후반에 런던 하층 계급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한 복장과 헤어스타일을 ‘펑크스타일’이라고 했는데요, 너덜너덜한 티셔츠에 술을 단 재킷을 입거나 머리털을 곧추세운 모습을 연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머리 앞부분을 세우는 것을 가리켜서 일명 ‘닭 벼슬 머리’라고 하는데요, 이 표현이 과연 맞는 걸까요?
흔히 닭이나 꿩 같은 새 종류의 머리에 세로로 붙어 있는 톱니 모양의 붉은 살 조각을 가리켜서 ‘벼슬’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벼슬’이라는 것은 여러분도 잘 아시는 것처럼 관청에 나가서 나라 일을 맡아 다스리는 자리나 그 일을 가리키는 말이지요. 그렇다면 닭 머리에 붙어 있는 붉은 살 조각을 뜻하는 표현은 뭐라고 해야 할까요?
네, 이것은 ‘벼슬’이 아니라 ‘벼’ 밑에 ‘ㅅ’ 받침을 쓰는 한 음절로 된 ‘볏’이 표준어로 돼 있습니다. 흔히 ‘닭 벼슬’이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방언 표현인데, 아마도 ‘닭 볏’이라고 부르는 것이 발음상 불편하기 때문에 좀 더 쉽게 발음하려는 뜻에서 ‘닭 벼슬’이라고 부르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벼슬’이 아니라 ‘볏’이 맞고, ‘볏’을 한자어로는 ‘계관(鷄冠)’이라고 한다는 것도 함께 알아 두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