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나 고구마 같은 것을 직접 불에 구워 먹으면 맛도 일품이지만 그 즐거움 또한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지요. 감자나 고구마를 활활 타는 불에 넣으면 제대로 구울 수가 없으니까 약한 불에 넣어 두면 속까지 잘 익게 됩니다.
오늘은 우리말 표현에서 ‘불’과 관련된 것을 몇 가지 소개해 드리려고 하는데요, 먼저 ‘잉걸불’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밑에 ㅇ 받침을 쓰는 건데, 이것은 ‘다 타지 않은 장작불’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잉걸불’은 ‘불잉걸[불링걸]’이라는 표현과도 같다고 돼 있는데, ‘불잉걸’이란 것은 ‘불이 이글이글하게 핀 숯덩이’라는 뜻이지요.
그리고 ‘잔불(殘-)’이라는 것도 많이 들어 보셨을 텐데요, 첫 음절은 ‘남다’의 뜻을 가진 한자를 쓰는 것으로, ‘타고 남은 불’ 또는 ‘꺼져 가는 불’을 뜻합니다. 불이 났을 때 ‘잔불 정리’라는 표현으로 종종 들을 수 있지요.
또 여름에 캠핑 가면 가운데 불을 피워 놓고 둘러앉아서 노래를 부르기도 합니다. 이 경우에 대개 ‘모닥불’을 피운다고 하는데, 실제로 ‘모닥불’은 ‘잎나무나 검불 따위를 모아 놓고 피우는 불’을 말하고, ‘한데다가 장작 같은 것을 모으고 질러 놓은 불’은 ‘화톳불’이라고 합니다. ‘모닥불’과 ‘화톳불’을 혼동해서 쓰는 일이 종종 있으니까 정확하게 구별해서 쓰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