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나오는 새 중에서 ‘까마귀’만큼 자주 등장하는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까마귀 고기를 먹었나’라든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같은 속담은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실 것 같습니다.
속담 외에 시조에서도 ‘까마귀’가 종종 나오는데요, ‘까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 마라’로 시작하는 이 시조는 ‘포은(圃隱)’ 정몽주의 어머니가 아들의 정치적 처신을 경계하여 지은 것으로, 조선 개국 정쟁에 휘말리지 말 것을 권고하는 어머니의 간절한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사자성어 가운데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먹을 가까이하는 사람은 검어진다는 뜻으로, 나쁜 사람과 가까이 지내면 나쁜 버릇에 물들기 쉽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지요.
그리고 이와 비슷한 의미를 가진 사자성어로 ‘마중지봉(麻中之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삼밭 속의 쑥’이라는 뜻으로, 곧은 삼밭 속에서 자란 쑥은 곧게 자라게 되는 것처럼 선한 사람과 사귀면 그 감화를 받아 자연히 선해진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사람은 환경의 영향을 받게 마련이기 때문에 늘 선하고 좋은 것을 가까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