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 ‘OO을 비롯한’이나 ‘OO을 비롯해서’라는 표현이 있는데요, 간혹 이 표현을 잘못 사용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저를 비롯한 모든 학생들이 다 왔습니다.’라는 문장에서 ‘저를 비롯한’이라는 표현은 어색합니다.
‘비롯하다’는 ‘여럿 가운데서 처음으로 삼는다’는 뜻을 가진 동산데요, ‘비롯하다’는 그 앞에 오는 대상을 포함해서 다른 것을 아울러서 말할 때 사용하기는 하지만, 그 대상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의 대표성을 띠는 것이 와야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저를 비롯한 모든 학생들’이라고 하면 여러 사람 중에서 말하는 사람 자신을 대표적인 인물로 삼고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리 적절한 표현으로 보기는 어렵겠지요. 이런 경우에는 ‘저를 포함해서 모든 학생들이 왔습니다.’와 같이 말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할아버지를 비롯해서 모든 가족이 모였다.’라고 말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내 동생을 비롯해서 모든 가족이 모였다.’라고 하는 것은 부자연스럽게 들립니다. 그것은 가족 중에서도 대표성을 띠는 사람을 앞에 두고 표현하는 것이 어법에 맞기 때문이지요.
오늘은 ‘비롯하다’라는 표현의 정확한 용법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