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에게 뭔가 전혀 추천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을 때 ‘도시락 싸 가지고 다니면서 말리겠다.’라는 표현을 쓰는 분들이 종종 있으시죠. 실제로 우리말 관용 표현 중에는 이와 비슷한 뜻으로 쓸 수 있는 것이 있는데요, 그것은 ‘봇짐 싸 가지고 말리다’라는 말입니다.
이것은 일부러 멀리 찾아가서까지 못하게 말린다는 뜻인데, 예를 들어서 ‘내 자식이 나중에 정치가가 되겠다고 한다면 나는 봇짐 싸 가지고 말리겠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거죠.
여기서 말하는 ‘봇짐’은 ‘등에 지기 위해서 물건을 보자기에 싸서 꾸린 짐’을 뜻하는데, ‘보’는 ‘포대기 보(褓)’자를 씁니다. 요즘은 가방이 워낙 잘 만들어져서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봇짐을 싼다는 말은 별로 쓸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극을 보면 걸어서 먼 길을 떠날 때 짐을 보자기에 싸서 어깨에 메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가리켜서 ‘개나리봇짐’이라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렇다면 이것은 봄에 피는 ‘개나리’와 무슨 관계가 있는 말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것은 ‘개나리봇짐’이 아니라 ‘괴나리봇짐’이 맞는 표현인데, 발음을 편하게 하다 보니까 ‘개나리봇짐’처럼 잘못 발음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오늘은 잘못 말하기 쉬운 ‘괴나리봇짐’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