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의 본래 바탕에 대해서 말할 때 종종 ‘자체(自體)’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그의 발상 자체는 특이한 것이었지만 현실성이 없었다.’ 이렇게 쓸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 ‘자체’라는 표현을 어법에 맞지 않게 쓸 때가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먼저 실패를 걱정한다는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와 같은 문장에서는 ‘자체’라는 표현이 제대로 쓰이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체’는 다른 명사나 ‘그’라는 말 뒤에 쓰여서 ‘바로 그 본래의 바탕’이라는 뜻을 가진 명삽니다. 예를 들어서 ‘죽음이라는 말 자체를 생각하기 싫다.’ 또는 ‘그가 무사히 돌아왔다는 것은 그 자체가 기적이다.’와 같이 쓸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앞서 들으신 예문에서처럼 ‘…하는 자체’라는 형태로 쓸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이 ‘자체’라는 말 앞의 어구가 ‘자체’를 수식하는 형태가 되는 것은 어법에 맞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자체’ 앞에는 그것과 동격 관계인 명사가 와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실패를 걱정한다는 자체’라는 표현은 ‘실패를 걱정한다는 것 자체’라고 바꿔 말하는 것이 어법에 맞습니다.
오늘은 ‘자체’라는 표현의 정확한 용법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