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을 실제보다 작거나 약하게 또는 낮게 평가하는 것을 한자어로 ‘과소평가(過小評價)’라고 하는데, 우리 고유어로는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낮게 본다’는 뜻을 그대로 살린다면 ‘낮추보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낮추보다’는 사전에 ‘남을 업신여기어 자기보다 낮게 보다’의 뜻으로 풀이돼 있는데요, 예를 들어 ‘외모만으로 사람을 낮추봐서는 안 된다.’와 같이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실제보다 지나치게 높이 평가하는 것을 한자어로 ‘과대평가(過大評價)’라고 하고, 우리 고유어로는 실제보다 좋게 본다는 뜻으로 ‘도두보다’라고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하실 것은 ‘도두보다’라는 발음과 마찬가지로 쓴다는 점입니다.
‘낮추보다’에서 ‘낮추’는 동사 ‘낮추다’에서 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낮추’라는 부사에서 온 것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낮추’는 ‘정도나 지위, 수준 같은 것이 어떤 기준이나 상대보다 아래로’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에 ‘도두’는 ‘낮추’와는 반대로 ‘위로 높게’라는 뜻을 가진 부사로, ‘담을 도두 쌓다’ 또는 ‘모종을 도두 심다’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서도 대상을 낮추보거나 도두보지 않고, 실제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