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바른 우리말입니다.
우리 관용 표현 가운데 ‘발등’과 관련된 것이 여러 개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다’는 것은 ‘일이 몹시 절박하게 닥친다’는 뜻이고, ‘발등을 찍힌다’는 것은 ‘남에게 배신을 당한다’는 뜻이지요. 그래서 ‘발등을 찍는다’는 말은 ‘남의 일을 그르치거나 해를 준다’는 뜻이 됩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일을 그르치는 것이 아니라 잔꾀를 부리다가 결국 자기 일을 그르치는 경우에 보통 ‘자기 발등을 찍는다’고 말하지요.
‘자기 발등을 찍는 것’과 비슷한 뜻으로 쓸 수 있는 한자어 중에 ‘자충수(自充手)’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원래 ‘자충수’는 바둑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자기가 놓은 돌을 자기가 죽이는 수를 뜻하는 것입니다. ‘자충(自充)’은 ‘바둑에서, 자기가 놓은 돌로 자기의 수를 줄이는 일’을 말하고, ‘수(手)’는 ‘바둑이나 장기 따위를 두는 기술’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자충수’라는 말이 원래는 바둑에서 나온 것이지만, 넓은 뜻으로 보면, 자신을 이롭게 하려던 말이나 행동이 결국에 가서는 자기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을 이르는 말로 쓰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바둑을 두다’, ‘한 수 두다’와 같이 쓰는 것처럼 ‘자충수’도 ‘자충수를 두다’로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