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한국어 연구회 제공 ‘바른 말 고운 말’입니다.
서류 같은 데서 이름을 기입하는 난을 보면, 한글로만 써도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옆에 알파벳으로 쓰도록 돼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자 이름’과 ‘한문 이름’ 중에서 어느 것이 맞는 표현일까요?
‘한문 이름’이라든지 ‘이름을 한문(漢文)으로 쓴다.’라고 하는 분들이 종종 있으시던데요, 이름은 ‘한문’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한자(漢字)’로 쓰는 것이 맞습니다.
‘한자’와 ‘한문’에는 차이가 있는데요, ‘한자’는 중국어에서 사용하는 글자를 말하고 ‘한문’은 중국 고전(古典)의 문장을 뜻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옛날에 서당에서는 ‘한자’라는 글자만을 배운 것이 아니라 중국의 고전도 배웠기 때문에 ‘한문’을 배웠다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한문’은 한자만으로 쓰인 문장이나 문학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조선 시대에 김시습이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인 ‘금오신화(金鰲新話)’는 한자로만 쓰인 것이기 때문에 ‘한문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한문 이름’이라든지 ‘이름을 한문으로 쓴다.’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중국 글자로 이름을 쓰는 것이니까 ‘한자 이름’ 또는 ‘이름을 한자로 쓴다.’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한자’와 ‘한문’을 정확하게 구별해서 사용하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