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다부지지 못해서 좀 얼빠진 데가 있다고 할 때 ‘사람이 좀 얼뗘 보인다.’라고 하는 것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얼뗘 보이다’가 맞는 말이 되려면 ‘얼띠다’라는 단어가 있어야 하는데, ‘얼띠다’는 사전에 없는 표현입니다. 이것은 ‘얼뜨다’가 맞는 표현이기 때문에 ‘얼떠 보인다.’라고 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지요.
이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하는 표현으로 ‘어리버리하다’라는 말도 많이 들을 수 있는데 이것 역시 맞는 표현이 아니고 ‘어리바리하다’가 표준어입니다. ‘어리바리’는 ‘정신이 또렷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어서 몸을 제대로 놀리지 못하는 모양’을 뜻하는 부삽니다. 예를 들어 ‘술에 취한 듯이 어리바리 겨우 손을 내밀었다.’와 같이 쓸 수 있지요. 그리고 여기에 ‘-하다’가 붙어서 ‘어리바리하다’라는 형용사로 쓰이는 것입니다.
‘어리바리’와 발음도 비슷하고 뜻도 비슷해 보이는 표현으로 ‘어리마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리마리’는 ‘잠이 든 둥 만 둥 하여 정신이 흐릿한 모양’이라는 뜻의 부삽니다. 예를 들어 ‘문밖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어리마리 잠이 들던 나를 긴장시켰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것 역시 ‘어리마리하다’라는 형용사로도 쓸 수 있지요.
오늘은 ‘얼뜨다, 어리바리하다, 어리마리하다’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