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데에 여유가 없고 힘들면 삶 자체가 팍팍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쓸 수 있는 표현으로 ‘쪼들리다’를 들 수 있겠습니다. 이것은 어떤 일이나 사람에게 시달린다든지 부대껴서 괴롭게 지낸다는 뜻을 가진 동산데요, 보통 ‘가난에 쪼들리다’, ‘빚쟁이에게 쪼들리다’와 같이 쓸 수 있지요.
그리고 ‘쪼들리다’와 발음이 비슷한 표현으로 ‘찌들리다’라는 것도 많이 들어 보셨을 것 같습니다. 주로 좋지 못한 상황에 오랫동안 처해서 그 상황에 몹시 익숙해지는 것을 가리켜 말할 때 들을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고생에 찌들린 얼굴’이라든지 ‘가난에 찌들린 삶’과 같은 표현으로 말이죠. 그런데 ‘찌들리다’는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원래 그와 같은 뜻을 나타내는 표현은 ‘찌들다’가 맞습니다. ‘찌들리다’는 ‘찌들다’의 피동형처럼 써서 나오게 된 표현인데요, ‘찌들다’ 자체가 이미 피동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이중으로 피동을 표현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고생에 찌든 얼굴’ 또는 ‘가난에 찌든 삶’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찌들은’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것 역시 올바른 활용형이 아니니까 ‘찌든’으로 정확하게 사용하셔야겠습니다.
정리해 보면 ‘찌들다’와 ‘쪼들리다’는 맞는 표현이지만 ‘찌들리다’는 우리말에 없는 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