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은 해마다 키가 자라기 때문에 몸에 딱 맞는 옷을 사면 다음해에는 작아서 못 입게 되는 수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들 옷은 몸에 약간 크다 싶을 정도의 것을 사 주게 되는데요, 이런 경우에 ‘품이 좀 낙낙한 옷을 산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낙낙하다’는 ‘크기, 수효, 부피 따위가 조금 크거나 남음이 있다’는 뜻의 형용삽니다. ‘낙낙하다’의 큰말은 ‘넉넉하다’인데, 이것은 ‘크기나 수량 따위가 기준에 차고도 남음이 있다’라는 뜻이지요. 그래서 ‘시간이 넉넉하다’, ‘먹을 것이 넉넉하다’ 또는 ‘기차의 좌석이 넉넉하다’와 같이 다양하게 쓸 수 있습니다.
‘낙낙하다’는 고유어로 앞의 두 음절을 ‘낙’이라는 같은 글자를 씁니다. 반면에 발음이 [낭나카다]로 똑같이 나는 한자어도 있습니다. 먼저 ‘즐길 락(樂樂)’자를 두 번 쓰는 ‘낙락하다’는 ‘매우 즐겁다’는 뜻으로 ‘시골의 낙락한 삶을 즐긴다.’와 같이 쓸 수 있지요.
그리고 ‘떨어질 락(落)’자를 두 번 쓰는 ‘낙락하다’도 있는데, 이것은 ‘큰 소나무의 가지 따위가 아래로 축축 늘어져 있다’는 뜻으로 ‘낙락장송(落落長松)’을 연상하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말씀 드린 한자어의 경우는 둘 다 두음법칙의 영향으로 첫 음절은 ‘낙’으로 쓰고 둘째 음절은 원래대로 ‘락’으로 쓴다는 점에 유의하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