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사자성어 가운데는 한자 사이에 순우리말을 끼워 넣어서 엉뚱한 말이 되는 것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야밤도주’와 ‘홀홀단신’ 같은 것이 있는데요, 이것은 각각 ‘야반도주(夜半逃走)’와 ‘혈혈단신(孑孑單身)’이 올바른 표현이지요.
이와 비슷한 예로 장기를 둘 때 잘못 사용하는 표현 가운데 ‘양수겹장’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이것은 장기에서 두 개의 말이 한꺼번에 장군을 부르는 것을 말하기도 하고, 양쪽에서 동시에 하나를 노리는 것을 비유적으로 일러서 말하기도 하는 것인데, ‘양수겸장(兩手兼將)’이 맞는 표현입니다.
이처럼 한자인 ‘겸(兼)’자와 고유어인 ‘겹’자를 혼동해서 쓰는 표현이 또 있습니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나 그 이상의 사람이 함께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차린 상’은 ‘겸상’과 ‘겹상’ 중에서 어느 것이 맞을까요?
네, 이것은 ‘겹상’이 아니라 ‘겸할 겸(兼)’자와 ‘평상 상(床)’자를 쓰는 한자어입니다.
‘겸상’과 대조되는 것으로 ‘독상’과 ‘각상’을 생각할 수 있는데, ‘독상(獨床)’은 ‘혼자서 먹도록 차린 음식상’을 말하고, ‘각상(各床)’은 혼자 받느냐 여럿이 받느냐의 뜻보다는 따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차린 상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서 ‘안방과 거실에 따로 각상을 차리게 했다.’와 같이 말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