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분주하게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사람에게는 ‘역마살이 끼었다’라든지 ‘역마살이 들었다’ 같은 표현으로 나타내곤 합니다. ‘역마살(驛馬煞)’은 ‘늘 분주하게 이리저리 떠돌아다니게 된 액운’이라는 뜻이지요.
‘역마살’이라는 표현에서 ‘역마(驛馬)’는 조선 시대에 각 역참에 갖추어 둔, 관용(官用)의 교통 및 통신 수단이었던 말을 의미하고, 마지막 음절에 나오는 ‘살(煞)’은 ‘사람을 해치거나 물건을 깨뜨리는 모질고 독한 귀신의 기운’을 뜻하는 한자로, ‘죽일 살’ 또는 ‘없앨 살’이라고 합니다. 결국 ‘역마살이 있다’는 것은 말처럼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운수를 가졌다는 뜻인 거죠.
마지막 음절에 이 ‘살(煞)’자가 붙은 표현으로 종종 들을 수 있는 것 중에는 ‘망신살(亡身煞)’ 같은 표현도 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는 것처럼 ‘망신살’은 ‘몸을 망치거나 망신을 당할 운수’를 뜻합니다. ‘망신살이 무지갯살 뻗치듯 한다.’라는 속담도 있는데, 이는 더할 수 없는 큰 망신을 당해서 많은 사람으로부터 심한 욕설과 원망을 받게 되는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오늘 말씀드린 ‘역마살’이나 ‘망신살’이라는 표현을 발음할 때 글자 그대로 [영마살, 망신살]과 같이 예사소리로 발음하는 분들이 계신데요, 이때는 관형격의 기능이 있기 때문에 ‘살’을 된소리로 발음해서 [영마쌀, 망신쌀]과 같이 발음해야 한다는 것도 함께 알아 두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