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할 말을 조리 있게 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장황하게 늘어놓으면서 이야기를 하면 뭘 말하려고 하는 건지 알아듣기가 어렵게 마련입니다.
이처럼 너저분하게 이것저것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모양을 가리켜서 ‘주저리주저리’라고 하지요. 예를 들어서 ‘평소 말이 없던 그가 술이 들어가니 주저리주저리 중얼거리기 시작했다.’와 같이 쓸 수 있겠습니다.
‘주저리주저리’라는 부사는 이 외에도 ‘너저분한 물건이 어지럽게 많이 매달려 있는 모양’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과수원을 지나며 포도나무에 주저리주저리 열린 포도를 보고 군침을 삼켰다.’ 이렇게 말할 수 있지요.
원래 ‘주저리’라는 명사가 있는데요, 이것은 ‘너저분한 물건이 어지럽게 매달리거나 한데 묶여 있는 것’을 뜻하는 표현으로, ‘배추 주저리’ 같은 표현으로도 씁니다.
그리고 ‘주저리’는 ‘일정한 양의 볏짚의 끝을 모아 엮어서 무엇을 씌울 수 있도록 우산처럼 만든 물건’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겨울에 꽃나무나 김칫독 위에 덮어씌워서 눈비를 가려 주고 추위를 막는 데 쓰는 것을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