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서는 두 개의 단어 가운데 공통된 음절이 하나 있으면 이 두 개의 단어를 하나의 단어로 줄여서 표기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착륙’은 ‘이륙’과 ‘착륙’을 뜻하고, ‘동서양’은 ‘동양’과 ‘서양’을 가리킵니다. 또 ‘직접’과 ‘간접’을 ‘직간접’이라고 하고 ‘냉방’과 ‘난방’을 ‘냉난방’이라고 줄여서 표현하기도 하죠.
이와 같이 두 개의 단어 안에 공통적인 음절을 가지고 있어서 이 두 단어를 한 단어로 줄여서 만들 때에는 한글 표기뿐만 아니라 한자도 같은 것을 쓰는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이착륙, 동서양, 직간접, 냉난방’은 모두 이와 같은 조건을 충족하고 있고, 각각 한 단어로 인정된 것들이기 때문에 사전에 표제어로 올라와 있습니다.
그렇다면 출판물과 관련된 ‘오자’와 ‘탈자’의 경우는 어떨까요?
‘오자(誤字)’는 출판에서 잘못 쓴 글자이고, ‘탈자(脫字)’는 빠진 글자를 뜻하는데, 이 경우 두 번째 음절의 ‘자’는 모두 ‘글자 자(字)’자를 씁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 예들과 달리 ‘오․탈자’는 한 단어로 인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와 ‘탈’ 사이에 가운뎃점을 찍어서 표시합니다.
이와 같은 예로는 ‘중기(中期)’와 ‘장기(長期)’를 일컫는 ‘중․장기’ 그리고 ‘등본(謄本)’과 ‘초본(抄本)’을 가리키는 ‘등․초본’ 같은 것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