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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배우기

생살여탈권

2014-12-11



우리말에는 긍정과 부정을 결합해서 한꺼번에 나타내는 표현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선악(善惡), 길흉(吉凶), 찬반(贊反), 승패(勝敗)’ 같은 것도 있고, ‘생사(生死)’와 ‘생살(生殺)’ 같은 표현도 있습니다.

이 중에서 ‘생사’와 ‘생살’과 관련된 것으로 ‘생사여탈권’과 ‘생살여탈권’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전쟁터에서 부하들은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게 되기 때문에 지휘관이 부하들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지휘관이 부하들의 생사여탈권을 쥐다’와 ‘생살여탈권을 쥐다’ 중에서 어느 것이 맞는 표현일까요?

여기서 ‘여탈(與奪)’은 ‘주는 일과 빼앗는 일’이라는 뜻인데, 사전에는 ‘생사여탈’과 ‘생살여탈’이 모두 나와 있습니다. ‘생사여탈(生死與奪)’은 ‘살고 죽는 것과 주고 빼앗는 것’으로, ‘생살여탈(生殺與奪)’은 ‘살리고 죽이는 일과 주고 빼앗는 일’이라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 ‘권리’를 뜻하는 ‘권(權)’자가 붙게 되면 이때는 ‘생살여탈권(生殺與奪權)’만 가능한 표현이 됩니다.

이것은 춘추전국시대 말기 한나라의 사상가 한비자가 독재적인 군주제를 주창한 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군주가 전횡적인 권리를 휘둘러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나 사물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등 마음대로 쥐고 흔드는 것을 뜻하는 말은 ‘생살여탈권’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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