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경기에서든 정치판에서든 패배를 맛본 후에는 대개 몹시 분해하면서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됩니다. 이와 같은 경우에 쓸 수 있는 한자성어로 ‘절치부심(切齒腐心)’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끊을 절(切)’, ‘이 치(齒)’, ‘썩을 부(腐)’, ‘마음 심(心)’자를 써서 ‘몹시 분하여 이를 갈며 속을 썩임’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한자성어로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는 것도 있지요. 이것은 불편한 섶에 몸을 눕히고 쓸개를 맛본다는 뜻으로, 원수를 갚거나 마음먹은 일을 이루기 위해서 온갖 어려움과 괴로움을 참고 견디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이것은 ≪사기≫에 나오는 이야기로, 중국 춘추 시대 오나라의 왕 부차(夫差)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하여 장작더미 위에서 잠을 자며 월나라의 왕 구천(句踐)에게 복수할 것을 맹세하였고, 그에게 패배한 월나라의 왕 구천이 쓸개를 핥으면서 복수를 다짐한 데서 나온 말입니다.
장작더미 위에 누우면 온몸이 배겨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는데, 이와 같은 악조건을 견디면서 복수를 맹세했던 것입니다. 원래 ‘장작(長斫)’은 ‘통나무를 길쭉하게 잘라서 쪼갠 땔나무’를 가리키는데, 그중에서도 ‘바싹 마르지 않은 장작’을 ‘생장작’ 또는 ‘날장작’이라고도 하고, 이와 비슷한 ‘희나리’는 ‘채 마르지 않은 장작’을 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