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달밤에 삿갓 쓰고 나온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가뜩이나 미운 사람이 더 미운 짓만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데요, 이와 같은 뜻을 가진 속담으로 ‘못생긴 며느리 제삿날에 병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 예쁘게 생기지도 않은 며느리가 할 일이 많은 제삿날에 병이 나면 얼마나 미움을 받을지 짐작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 속담에 나오는 ‘못생기다’라는 표현은 ‘못’과 ‘생기다’를 붙여서 쓰는 것이 맞을까요? 아니면 띄어서 쓰는 것이 맞을까요?
네, 이것은 하나의 단어이기 때문에 붙여서 쓰는 것이 맞습니다. 그렇다면 ‘못생기다’의 반대말인 ‘잘생기다’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표현을 글자로 써 놓은 것을 보면 ‘잘’과 ‘생겼다’를 띄어서 쓰는 분들이 상당히 많은데, 이것은 사람이나 물건이 훤하고 보기에 좋다는 뜻을 가진 형용사로 한 단어이기 때문에 역시 모두 붙여서 써야 합니다.
반면에 ‘잘’과 ‘생기다’를 띄어서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생기다’가 ‘없던 것이 새로 있게 된다’는 뜻의 동사로 쓰인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초콜릿을 먹으면 얼굴에 여드름이 잘 생긴다.’라고 하면 얼굴에 여드름이 종종 난다는 뜻입니다.
이제 어떤 경우에 ‘잘’과 ‘생기다’를 붙여서 쓰고 또 어떤 경우에 띄어서 쓰는지 확실하게 아셨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