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얼굴에 있는 ‘눈’이 가는 곳이나 눈으로 보는 방향을 뜻하는 ‘눈길’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눈길’은 그 외에도 ‘주의나 관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도 사용되는데요, 보통 ‘소외된 사람들에게 눈길을 주다’ 또는 ‘사회의 따뜻한 눈길이 청소년의 비행을 막는다.’와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눈길’과 같은 뜻을 가진 한자어로 ‘시선(視線)’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시선을 돌리다’, ‘시선이 집중되다’처럼 쓸 수 있지요.
그리고 고유어 표현인 ‘눈빛’은 ‘눈에 나타나는 기색’과 ‘눈에서 비치는 빛 또는 그런 기운’이라는 뜻이 있는데, 보통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다’, ‘눈빛이 파란 고양이’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눈빛’을 뜻하는 한자어는 ‘눈 목(目)’자를 쓰는 ‘목광(目光)’인데, 실제로 ‘목광’이라는 표현보다는 ‘안광(眼光)’이라는 한자어를 더 많이 들을 수 있습니다.
‘안광(眼光)’은 ‘눈의 정기’라는 뜻과 ‘사물을 보는 힘’이라는 뜻이 있어서 ‘안광이 번뜩이다’, ‘안광이 뛰어나다’처럼 쓰게 됩니다. 우리 속담에 ‘안광이 지배를 뚫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 ‘지배(紙背)’란 ‘종이의 뒷면’을 말합니다. 이 속담을 글자 그대로 생각하면 ‘눈빛이 종이를 뚫는다’는 뜻이니까 결국 ‘이해력이 뛰어난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눈길’과 ‘시선’이라는 표현은 서로 대체해서 써도 무방할 정도로 같은 뜻을 가진 반면에 ‘눈빛’과 ‘안광’은 공통된 뜻 이외에도 각각 또 다른 뜻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