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다른 것처럼 같은 것에 대해서도 각자의 생각이나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어떠한 의견에 대한 다른 의견, 또는 서로 다른 의견을 ‘이견(異見)’이라고 하는데요, 다음에 들려 드리는 예문에 나오는 ‘이견’과 관련된 표현을 잘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남과 북이 다시 만났지만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견을 얼마나 좁히느냐에 따라 내일 일정이 달라질 것이다.’
지금 들으신 두 개의 기사문에서 공통적으로 나온 표현은 ‘이견을 좁히다’인데,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좁히다’는 ‘사이에 벌어진 간격이나 차이 같은 것이 적어지도록 하다’의 뜻으로, 보통 ‘거리를 좁히다’ 또는 ‘범위를 좁히다’와 같이 씁니다. 그런데 ‘이견을 좁히다’라고 하면 ‘서로가 가지고 있는 다른 의견 자체를 좁힌다’는 것이므로 자연스럽지 못하기 때문에 부자연스럽게 들리는 것입니다.
실제로 뉴스와 같은 보도 프로그램에서도 ‘이견을 좁히다’라는 표현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데, 이것을 어법에 맞는 정확한 표현으로 바꾸려면 ‘이견’이라는 말 대신 ‘의견의 차이’나 ‘견해차’라는 표현을 써서 ‘의견의 차이를 좁히다’ 또는 ‘견해차를 좁히다’와 같이 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