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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배우기

하고많다, 하고하다, 허구하다

2015-06-30

우리말에서 형용사의 뜻을 강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로 어간을 반복해서 쓰는 것이 있는데요, 예를 들어 ‘높고 높은 하늘’은 ‘아주 높은 하늘’을 가리키는 표현이지요. 이것은 형용사 ‘높다’의 어간을 두 번 겹쳐 쓰면서 앞의 어간에 ‘-고’라는 어미를 붙여서 만듭니다.

이와 같은 예로 ‘길고 긴 세월’, ‘많고 많은 사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많고 많다’라는 표현과 같은 뜻을 가진 것으로 형용사 ‘하고많다’가 있는데, 예를 들어 ‘하고많은 날 중에 하필 오늘같이 바쁜 날 약속을 했을까?’ 이렇게 말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많고 많다’의 경우는 이것이 한 단어가 아니기 때문에 ‘많고’와 ‘많다’를 띄어서 쓰지만, ‘하고많다’는 이것 자체가 하나의 단어이기 때문에 모두 붙여서 쓴다는 점에 차이가 있습니다.

‘하고많다’와 같은 뜻을 가진 표현으로 ‘하고하다’ 같은 것도 있는데, 이것은 모두 고유어 표현입니다. 그런데 ‘하고하다’와 비슷하게 들리는 ‘허구하다(許久--)’라는 형용사는 ‘허락할 허(許)’자에 ‘오랠 구(久)’자를 쓰는 한자업니다.

이것은 주로 ‘허구한’의 형태로 쓰여서 ‘날이나 세월 따위가 매우 오래다’라는 뜻으로, ‘일할 생각은 안 하고 허구한 날 놀 생각만 한다.’처럼 말할 수 있지요. 오늘 말씀드린 ‘하고하다’와 ‘허구하다’는 전혀 다른 표현이니까 잘 구별해서 쓰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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