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바른 말 고운 말’입니다.
갑자기 일이 생긴다든지 급한 사정이 있을 때는 염치가 없는 줄 알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염치 불구하고 부탁드립니다.’와 같이 말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요, 이것은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이때는 ‘염치 불구하고’가 아니라 ‘염치 불고하고’를 쓰는 것이 맞습니다.
‘불구하다’와 ‘불고하다’는 글자의 모양이 비슷해서 뜻까지 혼동해서 쓸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많이 사용하는 ‘불구(不拘)하다’는 ‘아니 불(不)’자에 ‘잡을 구(拘)’자를 써서 ‘어떤 것이 다른 것에 얽매여 거리끼지 않는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병환 중임에도 불구하고 회의에 참석했다’고 하면 ‘아픈데도 그것에 얽매이지 않고 회의에 참석했다’는 뜻이지요.
반면에 ‘불고(不顧)하다’는 ‘아니 불(不)’자에 ‘돌아볼 고(顧)’자를 써서 ‘사람이 체면이나 염치 따위를 돌아보지 않는다’는 뜻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염치 불고하고 부탁드립니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습니다.
또 ‘불고하다’는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돌보지 않는다는 뜻도 있기 때문에 ‘그는 노부모를 불고하고 노름에만 온통 신경을 쓴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바른 말 고운 말’ 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