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바른 우리말입니다.
물건의 값이나 양과 같이 숫자로 표현할 때 의외로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백화점 세일에서 정가보다 2배 이상 저렴하게 샀다.’와 같이 말하는 것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여기서 ‘2배 이상 저렴하게 샀다’는 표현은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어떤 가격을 비교해서 말할 때 비교 대상보다 비싼 경우에는 ‘몇 배 비싸다’고 하는 것이 맞지만, 비교 대상보다 싼 경우에는 ‘배’라는 단위를 쓰는 것이 적절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상’은 수량이나 정도가 일정한 기준보다 더 많거나 나은 것을 뜻하는 명사이므로 ‘2배 이상’ 뒤에는 ‘비싸다, 높다, 빠르다’와 같이 뭔가에 앞선다는 의미의 형용사가 와야 합니다. 반면에 ‘저렴하다’는 물건 따위의 값이 싸다, 즉 낮다는 의미가 있는데, 싸다는 것을 강조하려면 ‘1/2’이라든지 ‘50%’ 또는 ‘절반’과 같은 의미의 수치가 앞에 와야 자연스럽습니다.
앞의 경우는 원래 백화점에서 팔던 정가보다 반도 안 되는 싼값으로 샀다는 뜻이므로 ‘2배 이상 저렴하게 샀다.’가 아니라 ‘1/2 이하의 가격으로 싸게 샀다’ 또는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싸게 샀다’고 말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지금까지 아나운서 이영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