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바른 우리말입니다.
과일 같은 것이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데 열어 보면 속이 물크러져서 상해 있을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참외가 속으로 곯아서 못 먹겠다.’라고 말할 수 있는데, ‘곯아서’는 글자로 어떻게 쓰는 것이 맞을까요?
발음이 ‘[고라서]’로 나기 때문에 ‘고’ 밑에 ㄹ 받침을 쓰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고’ 밑에 ㅀ 받침을 씁니다. 형용사 ‘곯다’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달걀이나 과일이 물크러지도록 속이 상하다’라는 뜻인데요, 그 외에도 은근히 해를 입어 골병이 드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객지 생활을 오래 해서 몸이 많이 곯았다.’ 이렇게 말할 수 있지요.
몹시 피곤하거나 술에 취해서 정신을 잃고 자는 것을 가리켜서 말할 때도 ‘곯다’와 관련된 표현을 쓸 수 있습니다. ‘졸음을 이기지 못 하고 잠에 곯아떨어졌다.’ 또는 ‘술에 곯아떨어졌다.’와 같이 쓸 수 있는데, 여기서 ‘곯아떨어지다’는 한 단어로 모두 붙여서 씁니다.
그리고 재물이나 좋은 일이 생겨 생활이 좋아진다든지 기를 펴고 살 수 있게 되는 경우에 ‘살판나다’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 경우에도 ‘살판나다’가 한 단어이기 때문에 모두 붙여서 쓴다는 것을 참고로 함께 알아 두시지요.
지금까지 아나운서 이영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