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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배우기

빗겨 가다, 비켜 가다

2017-07-11

안녕하십니까? 바른 우리말입니다.

‘태풍’은 폭풍우를 수반한 맹렬한 열대 저기압을 말하는데, 우리나라도 매년 여름이 되면 태풍의 영향을 받습니다. 태풍은 대개 7월에서 9월 사이에 지나가곤 하는데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급격한 기후 변화가 일어나서인지 요즘은 10월, 11월에도 태풍 소식이 들리곤 합니다.

태풍이 올라오면 그 경로가 어떻게 되느냐에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요,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하고 갈 때도 있지만 한반도에 별 영향 없이 지나갈 때도 있습니다.

이렇게 피해 없이 태풍이 방향을 바꿔서 지나갈 때 ‘태풍이 빗겨 갔다’고 표현하는 것을 종종 들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 표현을 쓰는 것이 적절할까요?

‘빗겨 갔다’는 말이 성립하려면 ‘빗기다’라는 동사에 뭔가 이와 같은 상태를 말해 주는 뜻이 있어야 하는데 ‘빗기다’는 ‘빗다’의 사동사로 쓰이거나 남의 머리털을 빗 따위로 가지런히 골라 준다는 뜻밖에 없습니다. 태풍이 한반도를 피해서 방향을 바꾼 경우에는 ‘비켜 가다’를 쓰는 것이 맞습니다. 앞으로 태풍이 오더라도 한반도를 잘 비켜 가서 피해가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아나운서 이영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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