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바른 우리말입니다.
어떤 표현이 몇 가지 뜻을 가지고 있더라도 어느 하나의 의미가 주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그 표현이 가지고 있는 다른 의미는 모르고 지나가기 쉬운데, 오늘은 그와 같은 부사 두 개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데면데면’이라고 하면 주로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친밀감이 없이 예사로운 모양’이라는 뜻으로 사용합니다. ‘그는 누구를 만나도 데면데면 대한다.’, ‘그와 나는 서로 잘 알지 못하고 데면데면 스쳐가는 사이일 뿐이다.’ 이렇게 씁니다.
그런데 ‘데면데면’이라는 부사는 ‘성질이 꼼꼼하지 않아 행동이 신중하거나 조심스럽지 않은 모양’을 뜻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그는 책장을 데면데면 넘긴다.’, ‘데면데면 일을 하면 꼭 탈이 생기게 마련이다.’와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사 ‘짐짓’은 보통 ‘마음으로는 그렇지 않으나 일부러 그렇게’라는 뜻으로 사용해서 ‘짐짓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짐짓 태연한 척한다.’와 같이 씁니다. 그런데 ‘짐짓’은 주로 생각과 실제가 같음을 확인할 때도 써서 ‘아닌 게 아니라 정말로’라는 뜻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먹어 보니, 짐짓 기가 막힌 음식이더라.’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처럼 어떤 표현이 갖고 있는 여러 개의 뜻을 사용하는 것도 우리말 표현을 살려 쓸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아나운서 이영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