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잘 못잔다는 노인 분들이 참 많다. 나이가 들수록 불면증 유병률이 늘어나는게 사실이어서 젊었을 땐 잠을 잘 자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서 잠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외국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60대 이상 노인 중 절반이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고, 전체 수면 시간은 젊은 사람과 비슷해도 깊게 잘자는 수면의 양은 훨씬 부족하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한국의 경우에도 65세 이상 남성 4명중 1명, 여성은 2명중 1명이 스스로 불면증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년기 수면의 특징
우리 몸속에는 하루 24시간의 흐름에 잘 맞게 활동할 수 있도록 생리적인 리듬이 작동하고 있다. 이런 생리적 리듬을 주관하는 부분이 우리 뇌의 시상하부라는 곳인데, 이 곳에서 우리 신체 외부의 환경조건 즉, 햇빛이나 기온을 감지하여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거나 차단하면서 수면과 각성을 잘 조화시켜서 조절하게 된다. 나이가 들면, 이러한 수면/각성 리듬의 조절능력이 감소되어 외부 환경조건이 바뀌어도 적절한 수면/각성 리듬이 잘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또 노화에 따른 두드러진 수면양상의 변화 중에 하나는 수면주기가 앞당겨지는 현상, 즉 초저녁(대개 저녁 7-8시경)에 많이 졸리고 이른 새벽(3-5시)에 잠이 깨는 현상이 생긴다. 그래서 노인분들 대부분은 한밤중에 잠이 깨에 더 이상 잠들기가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노인분들은 이런 수면주기 변화에 적응하기보다는 일부러 또는 집안 환경상 어쩔 수 없이 졸린데도 불구하고 저녁 늦게까지 깨어 있으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있고, 그에 따라 잠자리에 누워도 쉽게 잠이 안들거나 여전히 새벽에 일찍 깨게 되어 수면시간이 너무 적어져서 수면부족 현상을 겪게 된다. 이런 수면주기 변화를 꼭 치료하고 싶은 분들은 밝은 빛에 노출되는 시간을 늘리면 도움이 된다. 밝은 빛은 수면주기를 바꾸는데 큰 도움이 되지만, 대부분의 노인분들이 너무 실내생활을 많이 하기 때문에 잘 고쳐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노년기 수면장애의 원인 - 각종 질환
노인분들은 여러 가지 질환을 많이 앓고 있는데 이런 경우 불면증이 잘 생긴다. 관절염을 비롯한 근골격계 통증, 뇌졸중이나 파킨슨병, 치매 등의 신경계 질환, 천식, 만성폐질환, 심부전증, 위장질환 등이 모두 불면증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 미국의 수면연구재단에서 발표한 연구조사 결과에서도 심장병, 폐질환, 뇌졸중, 우울증 등의 질병을 앓고 있는 노인분들은 대부분 길어야 하루 6시간 이내의 수면과 불면증 증상, 그리고 낮에도 계속 졸리는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각종 질병이 많으면 많을수록 불면증 증상도 더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다양한 정신과적 질환도 불면증과 관련이 많은데, 특히 우울증이나 불안증이 있는 노인분들에게 더 불면증이 심하고, 반대로 불면증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우울증에 걸리는 확률도 3배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년기 약물복용과 불면증
이렇게 여러 가지 질병에 걸리신 노인분들은 치료를 위해 약도 많이 드시게 되는데, 이런 복용약물들이 불면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신경을 자극하여 각성효과를 일으키는 약은 잠들기 어렵게 하는 것이 당연한데, 이런 약으로는 뇌졸중 환자들에게 자주 처방되는 뇌신경 자극제, 혈압약 중에서 베타차단제나 칼슘차단제, 천식이나 만성폐질환에 처방되는 기관지 확장제나 스테로이드 약제, 코감기 치료제, 우울증 치료제, 항히스타민제, 갑상선 호르몬 약 등이 있으며 따라서 이런 약을 복용하는 분들은 불면증이 생기기 쉽다. 따라서 불면증이 생겼지만 반드시 이런 약을 복용해야 한다면, 용량을 줄이거나 복용시간을 아침으로 바꾸거나 하여 불면증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수면부족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소한 6시간 이상을 자야 충분한 수면이라고 말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잠을 너무 적게 자면, 다시 말해 6시간 이하로 자면 여러 가지 건강에 해로운 변화가 많이 생긴다. 연속해서 7일 이상 잠을 너무 적게 자면 몸 속에 수백가지의 유전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밝힌 연구도 있는데, 이런 변화가 생기면 심장병이나 비만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불면증으로 생기기 쉬운 대표적인 위험들은 다음과 같다.
* 뇌졸중 위험이 높아진다.
수면 부족은 비만이나 가족력 등의 위험요인이 없는 사람에게도 뇌졸중 위험을 높게 만든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매일 6시간 이하로 자는 사람은 뇌졸중 증상을 나타낼 위험이 4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
*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수면 부족과 당뇨병 위험요인인 인슐린 저항성 사이의 관련성을 추적한 연구가 최근 2건 발표됐다. 미국의 ‘국립 당뇨병 소화기병 신장병 연구소’가 건강한 10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결과, 잠을 가장 적게 자는 아이들은 인슐린 저항성이 가장 컸다. 다시 말해 신체가 인슐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또 잠이 부족하면 칼로리 섭취와 식사를 제한했을 때에도 지방세포가 늘어나고 이 지방세포 때문에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기억력 손상이 생긴다.
수면 부족은 기억력, 인지능력을 영구적으로 손상시킬 수 있다. 잠은 기억을 저장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적게 잘수록 기억도 적게 저장된다. 게다가 지난해 연구에 따르면 수면부족은 뇌의 퇴화를 부를 수 있다. 노인들의 기억력이 나빠지는 이유 중의 하나가 수면부족에 의한 뇌조직의 퇴화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필라델피아 템플대학 연구팀이 최근 노화 신경생물학 학술지에 보고한 연구에서도 수면부족이 인지능력을 떨어뜨려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하였다.
* 뼈가 약해진다.
동물실험 결과, 잠을 잘 못자게 하면 골다공증이 심해지는 것이 지난해 연구에서 확인되었다. 두달 정도 수면부족에 계속되면 뼈의 미네랄 밀도와 골수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 암 위험도 높아진다.
수면의 질이 낮거나 수면시간이 짧으면 몇몇 암의 발병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2010년도에 1,240명을 대상으로 대장암 검사를 한 결과, 암이 발견된 338명은 수면시간이 6시간 이하일 확률이 더 높았다.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흔히 발견되는 대장용종도 수면이 부족한 사람에게 더 많이 생기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루 6시간 이내로 잠을 적게 자면 유방암도 잘 생기고 치료 후에도 재발 위험이 커진다. 연구팀은 유방암의 발생과 재발을 막으려면 수면 시간을 늘리고 질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 심장병 위험이 높아진다.
수면 부족이 생기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높아져서 심장박동과 혈압이 증가하게 되고 결국 심장병 발생이 많아진다. 2011년도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수면시간이 6시간 이하이면서 잠든 상태를 잘 유지하는데 문제가 있는 사람은 심장병이 발병하거나 심장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48% 더 높았다. 미국 시카고 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에서도 잠을 충분히 자는 사람들은 동맥경화가 덜 생긴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 사망위험 자체가 높아진다.
꼭 심장병 발생 때문이 아니더라도 잠이 부족한 사람은 어떤 요인에 의해서든 조기사망할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부족과 사망률의 관계를 조사한 2010년의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6시간 이하로 자는 남성은 향후 14년 동안 사망할 위험이 4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적절한 수면의 좋은 점
반면, 깊은 잠, 질 좋은 잠은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기능이 있다.
쾌면은 에너지 충전, 피로와 스트레스 해소, 면역력 유지, 기억력 향상, 성장호르몬 분비, 피부 재생을 위해 꼭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장수하려면 질 좋은 잠을 적당한 시간만큼 꼭 자야 한다. 평소 건강한 수면습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불면증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여 적절한 수면을 취할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