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북한 방문은 2000년대 들어 미국의 고위급 인사로는 2000년의 메들린 울브라이트 국무장관, 2002년의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에 이어 세번째. 의회나 민간 차원에서 방북은 이 외에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정부 인사들의 방북은 드문 사례다. 앞선 두 차례 방북은 핵문제 및 북미관계 개선과 관련된 것으로 모두 하나의 전환점이 됐었다.
메들린 울브라이트 국무장관
2000년 10월.
앞서 북한 인민군 조명록 차수의 워싱턴 방문이 있었다. 1차 북한 핵위기로 북미가 폭발 일보 직전까지 간 끝에 제네바 합의가 이뤄졌고, 북미관계정상화까지 모색하는 과정에서 양국 고위급 인사의 교차방문이 이뤄진 것.
울브라이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은 북미관계정상화의 마무리 수순에 가까운 것으로 빌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까지 예정했던 것. 그러나 이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패배로 공화당의 조지 W.부시 정권이 출범하면서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
2002년 10월.
제네바 합의 이행이 지연되면서 불거진 북한의 핵 개발 의혹이 '2차 핵 위기'로 발전하게되는 전환점이 된 방문이었다.
평양에서 북한 측과의 회담에서 미국 측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의혹에 대해 여러가지 증거를 들이대면서 추궁했고, 북한이 결국 이를 시인한 것. 결국 제네바 합의로 에너지를 공급받고 경수로를 짓고 있는 뒷편에서 북한이 몰래 핵무기 개발을 추진했다는 이야기다. 물론 후에 북한은 시인한 것이 아니라고 부인하기도 했다.
결국 제임스 켈리 차관보의 방북이 북한 핵문제의 결정적인 전환점, 즉 2차 핵위기의 시발점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