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인질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사태 해결을 위한 협상도 좀처럼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고, 새로운 장애물도 계속 나타나고 있다.
탈레반 강온 내분?
일찍이 예견돼 왔던 일이다. 크게 몸 값을 요구하는 온건 그룹과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요구하는 강경 그룹이 의견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것. 통일된 요구를 내놓을 수 없기 때문에 협상이 어려워짐은 물론 인질 일부 석방도 어렵게 된다. 즉 온건 그룹이 인질을 석방하고 싶어도 이를 막는 강경 그룹 때문에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아프간 정부의 강경한 태도
수감자 석방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탈리아 기자와 탈레반 수감자를 맞교환한 것이 미국과 유럽국가들의 거센 비난을 불러일으킨 '역풍' 때문이다.
탈레반이 요구하는 숫자가 많다는 것도 한 요인이다. 물론 이는 미국의 태도와 관련이 있고, 따라서 8월5일로 예정된 미-아프간 정상회담에 눈길이 쏠린다.
반기독교정서
새롭게 등장한 변수다. 29일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현지소식통과의 전화 통화에서 "납치된 한국인들은 기독교인이고, (이슬람을 믿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에게 기독교를 전파해 개종시키려고 온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앞서 고(故)배형규 목사를 살해한 이유에 대해서 말할 때만 해도 “종교적 신분과 관계없이 그가 아팠기 때문이다. (피랍자들이) 기독교인인 것을 알고 있지만, 종교 때문이 아니라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다국적군과 같은 편이라서 납치한 것”이라고 해 종교적인 문제는 건드리지 않았다. 기독교를 문제 삼는 것이 어떤 의도인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슬람권 내부에서도 납치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고개를 드는 것을 의식한 것일 수도 있다.
구출작전 가능성
탈레반이 미군 헬기에 대해 SAM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이는 탈레반이 상당 수준까지 재기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군을 긴장시키고 있다.
납치를 전후해 양측의 교전이 상당히 격화됐고, 지금도 격전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즉 탈레반이 인질을 잡고 있기는 하지만 강화되는 공격에 직면해 쉽지 않은 국면에 처해 있는 것이다. 여기에 구출작전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탈레반으로서는 인질 석방이나 살해 모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 역시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