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한국인 인질 19명 전원 석방에 합의한 것과 관련, 시종일관 강력하게 제기했던 수감자 석방 요구는 어떻게 됐을까 하는데 관심이 모아진다.
수감자 석방 또는 맞교환
납치사건 초기 탈레반 납치세력은 '한국군 철수'를 내세우기도 했지만, 시종일관 강력하게 밀어붙인 요구조건은 '수감자 석방'이었다. 이른바 '맞교환' 요구다.
크게 세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첫째는 수감자 석방 자체가 가능한가 하는 점. 이에 대해서는 아프간 정부가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둘째는 석방 요구 수감자의 수. 물론 아프간 정부가 불가 원칙을 고수한다면 숫자는 의미가 없어진다. 그러나 그 입장은 사실 숫자와 연계된 입장일 수도 있다. 즉 석방 요구 수감자 수가 많지 않다면 원칙에 융통성을 발휘할 여지도 있다는 뜻이다.
셋째는 석방 요구 수감자의 비중이다. 즉 어떤 사람 석방을 요구하느냐다. 사실은 이것이 숫자보다 더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다. 한때 탈레반이 석방을 요구한 수감자 명단에는 거물급이 들어있어 아프간 정부가 더욱 강경하게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탈레반은 왜 수감자 석방 요구를 접었나?
한국측 입장 수용과 라마단 특사 등 두 가지 요인이 입에 오르내린다.
◆한국 측 입장 수용
한국측은 수감자 석방 요구가 나왔을 때부터 이것이 한국의 권한에 속하는 일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물론 아프간 정부에 대한 요청 또는 설득도 있었을 것이다.
탈레반과의 대면 협상에서는 이런 한국의 입장을 설득하는데 주력했고, 이를 탈레반 측이 받아들였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라마단 특사
설득력있게 제기되는 가설이다. 즉 수감자 석방은 어려우나, 아프간의 법률 개정으로 가능해진 라마단을 기한 특별사면이란 형식을 이용해 석방이 이뤄지면 한국, 아프간 정부, 탈레반 모두의 명분과 실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외 여러 보도를 종합하면 수감자들 중에서 여성, 환자, 고령자 등을 특사에 포함시켜 풀어주는 쪽으로 정리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이다.
단식월(斷食月)로 이슬람 최대 명절이라 할 수 있는 라마단이 갖는 의미를 감안하면 설득력이 있는 추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