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변조 신정아 씨와 이를 비호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부적절한 관계'가 청와대를 흔들 것인가? 그럴 수 있다. 다만 즉각적인 문책 형태는 아니고, 어느 정도 사태가 수습된 다음 비서실 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가장 크다.

비서실 개편의 필요성

당장 개편 수요는 생겼다. 변양균 정책실장이 사임했기 때문이다.
정책실장은 장관급으로 비서실장에 이은 제2인자다. 대통령의 왼팔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청와대 비서실 진용이 크게 흔들렸다고 봐야 한다.

시스템의 붕괴

그 한 사람의 공백도 크지만, 청와대 내부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변 전실장의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고, 이것이 청와대 내부 시스템에 의해 걸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민정수석의 책임론이 강하게 대두된다.
변 전실장 사안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본인 해명에 의존했고, 따라서 대통령은 사실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전혀 보고받지 못한채, 즉 잘못된 사실을 알고, '깜도 안되는 의혹으로 언론이 소설을 쓰고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발언을 한 것이다.
민정수석실의 직무유기, 또는 중대한 과오라 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민적 신뢰의 상실과 레임덕

청와대 시스템의 오작동에 따른 대통령의 잘못된 상황 인식과 발언은 정권에 대한 신뢰의 상실로 이어진다.
이것은 이른바 '레임덕'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요소다.
국정 장악력을 떨어뜨리고, 이것이 다른 누수현상을 불러오며, 누수현상이 다시 신뢰를 상실케하고, 국정 장악역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의 고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노 대통령 스타일

즉각 문책 인사를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이미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할 말이 없다'는 극적인 용어까지 대통령이 구사한 터이다.
그러므로 수사가 대부분의 사실을 밝히는 단계까지 가서 어느 정도 사태가 정리되면, 그때 비서실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런 언급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임기 말이고, 대통령 선거전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정윤재 전 의전비서관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부산 건설업자 사건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저간의 사정을 감안하면, 이런 스타일이 그 페이스대로 관철될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