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고유가 상황은 일시적 요인이 아닌 수요증가에 의한 것이므로 단기간 내에 진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만약 그렇다면, 고유가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고유가 - 추세인가?
최근의 유가 상승세는 허리케인이나 특정 지역 유전의 생산시설 가동 중단 등과 같은 일시적 요인 때문이 아니다.
최근 유가 상승세는 이미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증산을 하고 있고, 미국의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 즉 이전 같으면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어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나타난 것이란 점에서 특이하다.
물론 미국의 원유재고가 급감했다는 것이 최근 유가 급등세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지만, 그 배경에는 전세계적인 수요 증가 현상이 도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산유국과 원유업계는 부인하고 있지만, 세계 원유생산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까지 가세하고 있다.
또 현재는 계절적으로 북반구에서 난방유 소비가 늘어나기 시작하는 시점을 앞두고 있다.
결국 장기적으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추세가 될 것이고, 따라서 고유가는 일시적이 아니라 장기적인 추세로 자리잡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고유가와 한국경제
고유가가 추세라면 하반기 회복세를 기대하는 한국 국내 실물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될 수도 있다.
석유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데다 수입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국제유가 수준을 중동산 두바이유 기준으로 연초 배럴당 58달러에서 62달러로 올려잡으면서 "하반기 유가전망 변화가 성장률을 0.1∼0.2%포인트 낮추는 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또 지난 7월 초에는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내놓으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4.5%에서 4.6%로 올려잡았다.
즉 유가의 변동을 감안하면 상향 조정된 성장률 전망치를 도로 내려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민간에서는 유가 전망치를 70달러까지 잡았기 때문에 아직은 충격을 견딜만하다는 분석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유가가 장기화된다면 2008년 상반기 경기에는 확실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