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이해찬, 한명숙 두 경선후보의 단일화는 이른바 친노(親盧) 진영의 '연합전선'이 처음으로 가시화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그 '파괴력'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친노 '연합군'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의 성과를 지지하고 계승하겠다는 뜻을 가진 세력인 이른바 친노 그룹 후보들의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예비 경선 결과 친노 후보 세 사람의 지지율을 합친 것이 1위인 손학규 후보의 지지율을 앞질렀기 때문.
그러므로 친노 후보군이 단일화를 통해 연합전선을 형성하면 경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 것이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친노 후보는 이해찬 전총리, 한명숙 전총리, 그리고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세 명이다.
그 중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명숙 후보가 사퇴하고 이해찬 후보를 지지하는 형식으로 두 사람간의 단일화가 먼저 이뤄진 것이다.
단일화의 파괴력은?
누구보다도 긴장하고 있는 쪽은 손학규, 정동영 두 후보 진영. 양 진영은 이를 '쇼'로 폄하하면서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이는 곧 그만큼 긴장하고 있다는 뜻.
◆산술적 파장
산술적인 계산으로는 상당한 파장이 있을 수 있다.
예비경선 통과성적을 기준으로 두 후보의 지지율 합계는 23.79%. 1위 손학규 후보(24.75%), 2위 정동영 후보(24.46%)에 바짝 다가서는 수준이다.
산술적으로만 본다면, 2강3약의 경선구도가 3강 구도로 바뀌는 것이다.
◆친노 동맹의 파괴력
'이-한 동맹'은 1차 단일화 이후 유시민 후보와의 단일화로 가는 발판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 파괴력은 더욱 커진다.
친노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커지는 것이다.
◆복잡한 함수 - 찻잔 안의 바람?
그러나 그 파괴력이 그리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단일화의 시너지가 별로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든다.
△1인2표제의 함정
예비 경선은 1인 2표제. 그러므로 성향이 비슷한 두 후보의 표는 1순위와 2순위 표를 나눠가진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즉 자기가 가진 두 표 중에서 1순위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찍고, 2순위를 나머지 한 후보에게 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해찬을 찍은 사람이 한명숙을 찍었다는 이야기가 되고, 이 + 한 = 23.79에 훨씬 못미친다는 것이다. 시너지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한명숙 후보 지지 성향
충성도가 높은 이른바 '매니아' 층이 없다. 즉 한명숙 후보 지지표가 모두 이해찬 후보 지지로 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역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친노 진영 단일화, 완성될까?
어쨌건 친노 진영이 후보를 단일화하면 경쟁력이 훨씬 강해지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므로 이해찬-한명숙 후보 단일화에 이어 유시민 후보와의 단일화를 모색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
최대 변수는 유시민 후보의 지지율이다. 15일 막을 올리는 순회 경선에서 어느 정도 성과가 보이면 유시민 후보는 굳이 물러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므로 단일화 논의는 높은 장벽에 마주치게 된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유시민 후보로의 단일화가 추진될 수도 있다.
대통합민주신다은 이제 3강 (손학규, 정동영, 친노 단일 후보), 2강2중(손학규-정동영, 이해찬-유시민), 2강1약(손, 정, 친노 단일후보)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