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26일 관보를 통해 미사일을 거래한 북한의 조선광업산업개발회사(KOMID)와 이란의 샤히드 헴맛 인더스트리얼그룹(SHIG) 및 아에로스페이스 인더스트리즈 오거니제이션(AIO)에 대해 행정명령 12938호(1994년 11월14일) 등에 의거해 지난 18일부터 제재조치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즉 중거리미사일인 노동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거래한 북한과 이란 기업에 대해 제재조치를 내린 것이다.
이 조치는 6자회담 개최를 하루 앞두고 발표돼 최근 진전 조짐을 보이고 있는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제재조치란?
◆부과 대상
△조선광업산업개발회사(KOMID)
북한의 주요무기거래회사이자, 탄도미사일과 재래식 무기 관련 제품 및 장비의 주요수출회사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 것은 1992년, 1998년, 2000년, 2003년, 2007년 1월에 이어 이번이 6번째.
△샤히드 헴맛 인더스트리얼그룹(SHIG), 아에로스페이스 인더스트리즈 오거니제이션(AIO)
북한의 노동미사일을 토대로 만든 이란의 사하브 미사일 생산업체로 알려져 있다.
이들 두 기업 역시 1992년 이후 5번째 미국의 제재조치를 받는 것이다.
◆제재 내용
△제재 범위
제재를 받은 기업들과 이들 기업의 하부기관, 이들 기업을 인수한 회사들까지 해당된다.
△제재 내용
· 향후 2년간 미국 정부기관의 각종 조달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
· 현재 진행중인 계약은 종료된다.
· 이들 기업의 제품 기술 서비스 대미(對美)수출은 전면 금지된다.
북한 핵문제 해결에 미칠 영향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제6차 2단계 6자회담 개최 직전에 발표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제2의 BDA 우려
2005년 9월 공동선언 합의할 즈음 미국 재무부가 북한의 불법자금 돈세탁 의혹을 제기하며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 계좌를 동결함으로써 비롯된 이른바 'BDA사태'와 닮은 꼴이라는 이야기다.
최근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진전의 조짐이 보고 있지만, 반대로 북한-시리아 핵 커넥션 의혹 등으로 암초도 드러나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의 북한 기업 제재는 제2의 BDA사건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낙관론
6자회담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강하다.
북한과 이란은 미 국무부가 지정한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 있어 미국과의 교역이 금지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제재조치는 실제 제재를 받는 기업들에게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상징적인 조치에 불과하다는 것. 따라서 북한 핵문제에 영향을 미칠 일이 없다는 것이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번 제재조치는 기존 법적 절차에 따라 26일 관보에 게재된 것일 뿐으로 6자회담과 시기적인 상관성은 "전혀없다"고 못박았다.
◆북한의 반응
결국 관건은 북한의 반응이다.
그러므로 북한은 이 문제에 대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반응을 보일 것이란 이야기다.
즉 회담에 브레이크를 걸고 싶으면 강경하게 나올 것이고, 회담을 진전시키고 싶으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