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연루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BBK사건, 즉 'BBK 투자 유치 및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주가 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 김경준 씨에 대한 미 국무부의 한국 인도 승인이 나왔다. 귀국 시기는 11월 중순께가 될 듯.
귀국과 신병처리
김경준 씨의 귀국은 물론 자유로운 귀국이 아니라 '범죄인 인도', 즉 한국 검찰에 신병이 인도돼 국내로 '압송'되는 것이다.
먼저 검찰은 미국 현지에 수사관을 보내 김 씨의 신병을 넘겨받게 된다.
김 씨의 현재 신분은 '기소중지'자.
그러므로 김 씨가 국내에 도착하면 일단 체포영장을 집행한다.
이는 김 씨를 기소중지하고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할 때 발부받은 것이다.
체포로 구금할 수 있는 시한은 48시간이므로 검찰은 이틀 내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영장이 발부되면 20일간 조사한 뒤 혐의를 구체화해 기소하게 된다.
무엇을 수사하나?
김경준 씨에 대해 범죄인 인도를 청구할 때 적용했던 혐의가 1차 수사 대상이다. 그러나 더 관심을 끄는 부분은 이명박 후보의 연루 의혹을 밝히는 것.
◆미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할 때 적용했던 혐의
△사문서 위조 및 위조 사문서 행사(여권ㆍ법인설립인가서 위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옵셔널벤처스코리아 자금 384억원 횡령),
△증권거래법 위반(38개 증권계좌를 이용해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주식 시세조종)
◆이명박 후보 관련 사항
△도곡동 땅 차명 소유 의혹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 씨가 대주주인 (주)다스에 대한 이명박 후보의 차명 보유 의혹
△(주)다스의 BBK 190억 원 투자 결정에 대한 이명박 후보의 관여 의혹
△BBK의 실소유주가 이명박 후보라는 의혹
수사 전망
김경준 씨의 결정적 증언은 대선 판도를 완전히 뒤바꿀 만큼 파괴력이 클 수도 있다.
김 씨가 "이 후보가 사실상 BBK를 창업했고 ㈜다스와 삼성생명, 심텍 등 투자자를 끌어들였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걸림돌
△미국의 동의
검찰이 미국 당국에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할 때 적용한 혐의 이외에 다른 혐의를 추가하려면 미국 당국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범죄인 인도 요청에 적용된 혐의에는 이명박 후보 연루설과 관련된 것은 없다.
미국 당국의 동의를 요청하려면 어느 정도 입증된 결과가 있어야 한다.
△촉박한 시간
구속기간은 20일이다. 범죄인 인도 요청에 적용한 복잡한 혐의를 입증하기에도 빠듯하다.
이들 혐의 대부분은 김 씨 의 개인 범죄에 가까운 것들이다. 당연히 김 씨는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수사의 어려움을 예고하는 부분이다.
◆검찰의 기대
그러나 김경준 씨가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면 의혹을 상당부분 밝혀낼 수도 있다. 검찰이 기대하는 것이 바로 그것.
◆전망
모든 정황을 감안하면 의혹이 속시원히 규명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후보 측에서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 분명한 만큼, 수사는 쉽지 않다. 게다가 시간마저 촉박하다.
그러므로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 내내 정치권 공방의 대상으로만 남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