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유출사고의 가장 큰 피해는 '오염'이다. 이번 태안 앞바다 사고처럼 1만톤 이상의 원유가 바다에 쏟아지면 최악의 경우 생태계 회복에 30년 이상 걸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동식물의 떼죽음
기름과 그로 인한 유해 성분에 직접 노출되면서 해양 생물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것이다.
예컨대 바다새가 기름을 뒤집어쓰게 되면 깃털이 방수·보온 등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또 포유류나 어류는 끈적끈적한 기름이 호흡을 방해한다. 이 때문에 결국 죽음을 맞게 되는 것이다.
바다 기름 오염사고의 대명사처럼 남아있는 1989년 유조선 엑손 발데즈호 사고 당시 발생 6개월 동안 해당 지역 생물체의 10%가 희생됐다.
당시 엑손 발데즈 호에서 유출된 기름은 알래스카 해안 2,000km를 오염시켰다.
기름막(유막)의 피해
기름이 바다에 쏟아지면 가벼운 기름이 물에 뜨기 때문에 해수면에 막을 형성한다.
기름막은 햇볕과 공기를 차단하고, 이것이 바다 속 식물성 플랑크톤의 광합성을 막아버린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바다 고기들의 먹이다. 그 고기들은 또 다른 큰 바다 생물의 먹이가 된다. 그러므로 식물성 플랑크톤이 줄어들면 먹이사슬이 깨지고, 생태계가 교란된다.
직접 기름을 뒤집어 쓰고 죽어가는 동식물에 비해 훨씬 오래가는 '깊은' 피해다.
오염
기름막을 걷어내도 피해는 계속된다.
가벼운 기름은 바다 위에 뜨지만, 원유에 포함된 무거운 물질은 바다 속으로 가라 앉는다.
원유에는 벤젠, 톨루엔 등의 독성물질도 포함돼 있다.
이런 물질들이 바다를 오염시키고, 인근 토양을 오염시키고, 어패류의 서식지를 오염시킨다.
게, 굴, 조개 등의 서식지는 사고 10년 이내에는 회복 불가능하다고까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