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동향이 심상찮다.
개성공단 내 남북경협사무소에 상주하고 있는 한국측 요원 퇴거를 요구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는가 하면, 외무성 대변인 명의 담화를 통해 미국을 비난하고 나섰다.
한국의 새정부 출범 후 관망하던 자세에서 '행동'으로 옮아가고 있는 느낌.
이는 북한이 관망세를 끝내고 대남 정책 기조와 핵문제 등 대외정책 전반에 대해 입장을 정한 결과에 따른 것일까?

남북경협사무소 남측 요원 퇴거

김하중 통일부장관의 개성공단 확대와 핵문제 연계 방침 발언을 문제 삼아 26일 퇴거를 요구했고, 한국 측 요원 11명이 27일 철수했다.
남북경협사무소는 개성공단 내에 위치하며 남북 양측의 정부 관리들이 함께 상주하면서 경협 관련 실무를 협의하는 최초의 남북 당국 공동 상설기구.
남측의 대북 실용주의 원칙에 대한 기싸움, 또는 압박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당당하게 대처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미사일 발사

28일 오전 10시 반쯤 서해상에서 단거리 미사일 수 발을 발사했다.
단거리 미사일은 통상적인 훈련으로 발사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지만, 어떤 사안에 대해 주의를 끌거나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수단으로 즐겨 사용하기도 한다.
청와대는 "통상적인 훈련으로 보인다"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동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북한도 남북관계의 경색을 바라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의미를 축소, 파장을 최소화하겠다는 것.

외무성 대변인 담화

외무성 대변인 명의로 28일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 및 핵 확산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미국 측을 비난하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미국과 한국 측의 핵 프로그램 전면 신고 요구를 거부한 셈이다.

시기

4월9일 한국에서는 국회의원 총선거가 치러진다.
4월18, 19 양일간에는 캠프 데이비드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총선
이명박 정부의 국정 운영 안정성을 가름하는 중요한 일전이다.
북한은 이런 중요한 선거에서는 항상 영향을 미쳐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선거를 이끌기 위해 알게 모르게 노력해왔다.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획득해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가능해지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실용주의, 상호주의를 바탕으로 구체화되고 고착될 것이다.

◆한미정상회담
한미공조, 한미동맹의 강도와 방향이 정해질 것이다.
양국간의 조율을 거쳐 미국의 대북정책 방향에 변화가 있을 것이고, 한국의 대북정책은 세부적으로도 구체화될 것이다.

북한의 의도

한국의 총선과 한미정상회담은 북한의 안보상황, 대외정책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중대 변수다.
그러므로 최근 일련의 움직임은 이를 앞두고 자신의 의지를 과시함으로써 일정한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이는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는 북한의 대남, 대미 등 대외정책 방향이 정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둘째는 그 방향은 총선과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조정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