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25일 호텔 3곳이 공격을 당하는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 인근 한국대사관까지 유리창이 모두 파손되는 등의 시설 피해를 입었다.(2010.1.25)
연쇄 공격과 한국대사관 피해
이라크 내무부에 따르면, 25일 쉐라톤호텔, 함라호텔, 바빌론호텔 등 바그다드에서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여겨지던 호텔 3곳이 5분 가량 간격으로 잇따라 폭탄 공격을 받아 최소 36명이 숨지고 70여 명이 다쳤다.
한국대사관은 바빌론 호텔에서 400여 미터 떨어져 있어 폭발 충격으로 유리창이 대부분 깨지는 피해를 입었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물자공급이 원활치 못한 이라크 사정을 감안하면, 유리창은 물론 파편을 막아주는 방폭 필름 등을 구해 보수하는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 대사관 직원 10여 명은 치안 불안 때문에 별도로 주택을 구하지 못하고, 대사관에서 함께 기거하고 있다.
이번 폭탄 테러로 사무실은 물론 주거공간의 유리창까지 모두 깨져 생활에 큰 불편을 겪게 됐다.
테러 공격 왜 늘어나나?
지난 해 8월, 10월, 12월 법무부, 재무부, 노동부, 내무부 등 이라크 정부 청사를 겨냥한 폭탄 공격이 잇따랐다.
세차례 공격에서 모두 각각 1백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동안 시장, 사원 등지에서 정부청사, 그리고 이제는 외국 언론인, 기업인 등이 주로 묵는 호텔로 주공격 대상이 확대돼 가는 양상이다.
◆총선 겨냥한 공격
무장세력 공격 강화는 예측됐던 일이라 할 수 있다.
3월7일로 예정된 총선에서 시아파인 누리 알-말리키 총리 진영이 안정된 치안 관리 능력을 최대의 치적으로 내세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을 수니파 무장세력이 묵과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전망의 근거.
또한 이라크 정부가 수니파인 바트당 관련 인사 511명에 대해 총선 출마 금지 조치를 취한 것도 갈등의 요인이다.
이와 관련 수니파 정치인들은 이 결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더 많은 폭력사태와 혼란이 빚어질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호텔 연쇄 폭탄공격이 발생한 25일이 후세인 전 대통령의 심복이자 사촌동생으로 화학무기를 사용 양민을 학살해 케미컬 알리란 별명을 얻은 인 알리 하산 알-마지드에 대한 사형이 집행된 날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드러나는 허점
이에 따라 현 정부의 치안 관리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여러가지 허점도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정부청사 공격 당시 무장세력의 바그다드 진입을 도운 관리들이 경찰과 군 조직 내에서 적발됐던 것.
치안능력의 허점은 총선 후의 정국 안정 능력에도 의문을 갖게 한다.
8월까지 전투병력 철수, 2011년 말까지 완전 철수라는 미군 철수 시간표를 감안하면 이라크 정부의 치안 유지 능력 확보는 시급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