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선수가 24일(한국시간) 새벽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에서 12분58초55의 기록으로 우승했다.(2010.2.24)
이승훈 선수의 우승
이승훈 선수는 지난 14일 5,000m 레이스에서 은메달을 따낸 후 자신감을 얻었다.
장거리 종목은 아시아 선수가 메달을 따낸 적이 없는 취약종목.
특히 이승훈 선수에게는 이번 대회가 1만m 첫 국제대회였다.
경기에서 이승훈은 함께 출발한 선수를 한 바퀴 차로 제쳤고, 최강자 중 한 사람인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가 레이스 도중 어이없는 실수로 실격당하는 행운까지 겹쳤다.
이승훈의 기록은 올림픽 신기록. 이전 기록을 0.37초 앞당겼다.
야생마에서 세계 정상으로
원래 이승훈 선수는 쇼트트랙 선수였다.
8살때 누나와 함께 취미로 스케이트를 배웠고, 쇼트트랙 명문 신목고에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으며, 대표선수로서 2009년 2월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 3관왕에 올랐다.
그러나 세계 최강 안현수, 이호석 등이 버티고 있는 국내 쇼트트랙의 벽은 높았다.
2009년 4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다.
이승훈은 올림픽 무대에 서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꾼다.
어려운 결단이었다.
그러나 쇼트트랙보다 스피드스케이팅이 더 맞았던 것일까...
이승훈은 2009년 10월 제44회 전국남녀 종목별 빙상선수권대회 겸 2009-2010 월드컵 파견 선수 선발대회 첫날 남자부 5,000m에서 우승하며 국가대표로 뽑혔다.
쇼트트랙에서는 엘리트 코스를 밟았지만,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초보에 다름없었던 그가 이변을 일으킨 셈이다.
이후 5천m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차례나 경신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밴쿠버 대회에서는 사실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가능성은 무한하지만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야생마'였고, 이번 시즌 월드컵 4차례 대회에서 최고 성적이 5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1만m에서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금메달을 따냄으로써 이승훈은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