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중유골(言中有骨)’이라는 사자성어는 ‘말 속에 뼈가 있다는 뜻으로, 예사로운 말 속에 단단한 속뜻이 들어 있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계란유골(鷄卵有骨)’은 무슨 뜻일까요?
이것은 ‘달걀에도 뼈가 있다는 뜻으로, 운수가 나쁜 사람은 모처럼 좋은 기회를 만나도 역시 일이 잘 안됨을 이르는 말’입니다. 여기서 ‘골(骨)’자는 ‘뼈’를 뜻하는 것이 아니고 ‘곯다’의 음을 따서 쓴 것으로 가차자(假借字)로 볼 수 있습니다. 즉 ‘달걀에 뼈가 있다’는 것은 ‘달걀이 곯았다’는 뜻으로 쓴 것이지요.
‘계란유골’이라는 말은 조선 시대 세종 때 영의정을 지낸 황희(黃喜) 정승과 관련된 일화에서 나온 것입니다. 세종대왕은 청렴한 황희를 돕기 위해서 하루 동안 성문 안으로 들어오는 물건을 다 사서 황희 정승에게 주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하루 종일 폭풍우가 계속돼서 성을 드나드는 장사꾼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 순간에 한 사람이 달걀 한 꾸러미를 들고 들어와서 황희 정승은 그 달걀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달걀이 모두 곯아서 먹을 수 없었다는 이야깁니다.
이와 비슷한 우리말 속담으로는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와 ‘재수 없는 포수는 곰을 잡아도 웅담이 없다.’ 같은 것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