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성어 가운데 ‘군자표변(君子豹變)’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군자는 허물을 고쳐 올바로 행함이 아주 빠르고 뚜렷하다’는 뜻입니다.
‘표변(豹變)’이라는 말에서 ‘표’자는 ‘표범’을 가리킵니다. ‘군자표변’은 ≪주역≫에 나오는 말인데요, 표범의 무늬가 가을이 되면 아름다워진다는 뜻으로, 허물을 고쳐 말과 행동이 뚜렷이 달라짐을 이르는 말입니다.
‘표변’은 ‘호변(虎變)’이라는 말과도 같은 뜻으로 사용됩니다. 호랑이의 가죽 무늬처럼 곱게 변하여 빛난다는 뜻처럼 좋게 달라진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경우지요.
반면에 ‘태도가 표변하다’와 같이 말할 때는 ‘표변’의 뜻이 이와는 정반대가 됩니다. ‘마음, 행동 따위가 갑작스럽게 달라지는 것’을 뜻하는데, 다시 말해서 신의(信義)라든지 약속 같은 것은 완전히 무시하고, 태도나 행동이 갑자기 싹 달라지는 것을 뜻합니다.
이때의 ‘표변’은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본래의 뜻과는 정반대로 쓰이고 있는 것인데, 이처럼 같은 단어가 정반대의 뜻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