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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표현 가운데는 그것이 원래 무슨 뜻을 나타내는 것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쓰는 것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에게는 일말의 기대도 하지 않는다.’ 또는 ‘일말의 양심이라도 남아 있다면’과 같이 말할 때 나오는 ‘일말’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말씀 드린 예문에서 ‘일말의 기대도 안 한다.’는 것은 조금도 기대하지 않는다는 뜻이고, ‘일말의 양심이라도 남아 있다면’은 양심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고 가정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일말’은 원래 무슨 뜻을 가진 표현일까요?
네, ‘일말(一抹)’은 ‘한 일(一)’자에 ‘바를 말(抹)’자를 쓰는 한자어로 ‘한 번 칠한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보통 ‘일말의’의 형태로 쓰여서 ‘약간’을 뜻하는 말이지요.
또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린다’는 표현도 종종 들을 수 있는데요, 여기서 ‘초개(草芥)’는 ‘풀 초(草)’자에 ‘티끌 개(芥)’자를 쓰는 한자어로, 흔히 ‘지푸라기’를 이르는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뜻이 확장돼서 결국 ‘쓸모없고 하찮은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됐습니다. 그래서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린다’고 하면 어떤 일을 위해서 자기의 목숨을 보잘것없는 지푸라기처럼 내놓는다는 뜻이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