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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리는 비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늘게 내리는 비로는 ‘이슬비, 가랑비, 안개비, 보슬비’ 같은 것이 있는데, 이 가운데 ‘보슬비’는 ‘바람이 없는 날 가늘고 성기게 조용히 내리는 비’를 말합니다.
눈이나 비가 가늘고 성기게 조용히 내리는 모양을 가리켜서 ‘보슬보슬’이라고 하는데요, ‘보슬비’도 이와 같은 비를 말하는 것이지요. ‘보슬보슬’이라는 말 외에도 ‘부슬부슬’이라는 표현도 들어 보셨을 겁니다.
사전에서 보면 ‘부슬부슬’은 ‘눈이나 비가 조용히 성기게 내리는 모양’이라고 돼 있어서 ‘보슬보슬’과 별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ㅏ, ㅗ, ㅐ’ 같은 양성모음보다 ‘ㅓ, ㅜ, ㅔ’ 같은 음성모음이 더 어둡고 큰 느낌을 주기 때문에 ‘부슬부슬’은 ‘보슬보슬’보다 조금 어두운 느낌을 주는 표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보슬보슬’은 앞서 말씀 드린 뜻 외에도 ‘덩이진 가루 같은 것이 물기가 적어서 엉기지 못하고 바스러지기 쉬운 모양’을 뜻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보슬보슬한 쌀가루’ 또는 ‘벽의 흙이 보슬보슬 부서진다.’와 같이 말할 수 있고, 이때에도 ‘부슬부슬’을 쓰면 ‘보슬보슬’보다 조금 더 어둡고 큰 느낌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