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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 - 이태준

2019-01-01

ⓒ Getty Images Bank

- 방송내용 중 일부 -


성북동으로 이사 나와서 한 대엿새 되었을까.


그 날 밤 나는 보던 신문을 머리맡에 밀어던지고 누워 

새삼스럽게 “여기도 정말 시골이로군!” 하였다.


무어 바깥이 컴컴한 걸 처음 보고

시냇물 소리와 쏴 하는 솔바람 소리를 처음 들어서가 아니라

황수건이라는 사람을 이날 저녁에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1930년대 서울 성북동을 배경으로

 안에 살다가 한적한 성북동으로 이사 온 주인공이

황수건이란 인물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인터뷰  :   전소영 문학평론가

황수건은 소설 속에서 좀 모자라고 어리숙한 인물로 그려져 있죠. 그는 일제강점기의 근대화로 인해서 소외됐던 빈민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심에서 밀려나서 혹은 그 시내에 근접할 수가 없어서 성북동 주민이 됐던 사람, 그 장소적 의미를 그대로 체화한 사람이 라고 할 수가 있는데 작가는 그것을 그려내기 위해 성북동이라는 도심 주변에 있는 공간을 불러들였고, 또 달밤이라는 시간적 정황을 가져왔습니다.



하루는 나는 ‘평생소원이 무엇이냐’고 그에게 물어보았다.


그는 “그까짓 것쯤 얼른 대답하기는 누워서 떡 먹기”라고 하면서

평생소원은 자기도 원배달이 한 번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남이 혼자 배달하기 힘들어서 

한 이십 부 떼어주는 것을 배달하고 

월급이라고 원배달에게서 한 삼원 받는 터이라,

월급을 이십여 원을 받고,

신문사 옷을 입고 방울을 차고 다니는 원배달이 제일 부럽노라 하였다.


그리고 방울만 차면 자기도 뛰어다니며

빨리 돌릴 뿐 아니라 

그 은행소에 다니는 집 개도 조금도 무서울 것이 없겠노라 하였다.




작가 이태준(1904.강원도 철원 ~미상) 

: 1925. 「조선문단」<오몽녀>로 데뷔

1933. 「월간잡지 중앙」 <달밤> 발표

1941. 제2회 조선예술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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