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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속담에 ‘복장이 따뜻하니까 생시가 꿈인 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마음이 편안하고 걱정이 없으니 마치 꿈속에서 사는 것같이 여긴다는 뜻으로, 무사태평하여 눈앞에 닥치는 걱정을 모르고 지내는 것을 비난조로 이르는 말’이지요.
여기에 나오는 ‘복장’이라는 표현은 ‘옷을 차려입은 모양새’가 아니라 ‘가슴의 한복판’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복장’을 한자를 빌려 쓸 때도 있는데 이때는 ‘배 복(腹)’자에 ‘내장 장(臟)’자로 적기도 하지요.
‘복장’과 관련된 관용구로 ‘복장이 터지다’는 많이 들어 보셨을 겁니다. 이 말은 ‘몹시 마음에 답답함을 느낀다’는 뜻으로, ‘이번 일은 정말로 기가 막히고 복장이 터질 일이다.’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또 뭔가에 화가 난 감정을 나타낼 때 쓰는 ‘열불’이라는 표현도 많이 들어 보셨을 텐데요, ‘열불’에서 ‘열’은 한자 ‘더울 열(熱)’자를 쓰고 뒤의 ‘불’은 우리 고유어를 씁니다.
‘열불’의 기본 의미는 ‘매우 세차고 뜨거운 불’이지만, 비유적으로 말하면 ‘매우 흥분하거나 화가 난 감정’을 뜻하게 되지요. ‘그의 말을 듣고 열불이 나서 도저히 못 참겠다.’와 같이 말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