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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 표현에 ‘신세(身世, 身勢)’라는 말이 있는데, ‘주로 불행한 일과 관련된 일신상의 처지와 형편’을 뜻합니다. 보통 ‘한순간의 실수로 신세를 망쳤다.’, ‘내 신세가 참으로 가련하다.’ 또는 ‘젊어서 일을 안 하더니 거지 신세가 됐다.’와 같이 쓰지요.
우리말에는 이 ‘신세’라는 표현을 써서 비유적으로 말하는 속담이 여럿 있습니다. 먼저 ‘가뭄철 물웅덩이의 올챙이 신세’란 가뭄으로 말라 버려 곧 밑바닥이 드러나고야 말 물웅덩이 속에서 우글거리는 올챙이 신세라는 뜻으로, 머지않아 죽거나 파멸할 운명에 놓인 가련한 신세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것입니다.
또 ‘그늘 밑의 매미 신세’는 ‘부지런히 일하지 않고 놀기만 하면서 편안히 지내는 처지’를 말하고, ‘날 샌 올빼미 신세’는 ‘힘없고 세력이 없어 어찌할 수 없는 외로운 신세’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참고로 북한말에도 ‘신세’라는 표현이 들어간 속담이 있습니다. ‘바퀴 떼운 달구지 신세’라는 말은 ‘바퀴 없이는 굴러갈 수 없는 달구지에서 바퀴를 떼어 버렸다는 뜻으로, 있어야 할 것이 없어서 아무 쓸모없이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것이지요.